성수동에 믹스커피 카페 오픈
그란데클립 설립 후 첫 결과물
식음료서 배민과 협업 가능성도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전 의장. /사진=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전 의장. /사진=우아한형제들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배달의 민족(배민) 창업자 김봉진 전 의장이 카페를 열고 커피 시장에 도전한다. 앞서 지난 7월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모든 공식 직책을 내려놓고 회사를 떠난 뒤 약 9개월만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김봉진 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배민에 이어 두번째 창업으로 ‘뉴믹스커피’를 통해 커피업계에 출사표를 내밀었다.  

오는 9일 서울 성수동 연무장길3길 인근에 카페를 가개장하고 14일 공식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카페에서는 그가 개발한 믹스커피를 마시거나 제품을 사갈 수 있는 형태로 운영된다.

국내 믹스커피 시장을 동서식품의 맥심이 80% 이상 점유한 가운데 젊은층들이 자주 찾는 성수동 카페를 통해 새롭고 참신한 믹스커피를 선보여 초기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김 전 의장은 지난해 9월 신규 법인으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그란데클립을 설립했다. 이번 믹스커피 사업은 그란데클립이 대중에게 선보이는 첫 결과물인 셈이다.

그란데클립은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작은 클립처럼 사소하고 평범한 것에서 큰 가치를 찾아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법인 설립 후 김 전 의장은 개발자, 프로덕트매니저, 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 인재들을 채용하며 신사업에 대한 궁금증을 키워왔다. 과거 우아한형제들에 합을 맞춘 멤버들도 일부 참여하고 있다.

믹스커피를 시작으로 식음료 사업으로 더 확장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만약 그란데클립이 식음료 사업에 지속해서 집중할 경우, 배민과의 접점이 높아 공동 사업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김 전 의장은 고문으로 남아 있긴 한지만 사실상 배민 경영에 관여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법인을 만들고 별도의 사업을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배민과 함께 같이 할 수 있는 영역이 있을지는 아직 내부에서 공유된 바 없다"라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지난 2010년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하며 13년간 대표를 맡아 배민 앱을 통해 외식 산업을 플랫폼화로 전환하는데 공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특유의 B급 감성과 젊은 마인드로 배민을 배달앱 1위로 올려놓은 그는 지난 2019년 우아한형제들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40억달러(약 4조8000억원)에 매각했다. 이후 우아한형제들 의장직과 우아DH아시아 의장직을 유지해왔다. 

특히 김 전 의장은 IT업계에 선한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데 역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의장은 어려운 가정환경을 딛고 자수성가한 만큼, 성공의 결실을 사회와 나눠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제가 쌓은 부가 단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넘어선 신의 축복과 사회적 운에 그리고 수많은 분들의 도움에 의한 것이다. 부는 나눌 때 가치가 빛난다"고 강조해왔다. 실제 꾸준히 기부를 실천해왔는데, 누적 금액이 100억원이 넘는다.

지난 2021년에는 한국인으로서는 최초이자 전세계에선 219번째로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 서약자가 됐다. 더 기빙 플레지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10년 재산 사회 환원 약속을 하면서 설립한 자선단체다. 24개국, 218명(공동명의는 1명)이 서약자로 합류했는데,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테슬라 CEO 앨런 머스크, 영화 스타워즈의 조지 루카스 감독,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회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등이 포함됐다. 

더 기빙 플레지는 돈이 있다고 서약자가 될 수 없는 단체다. 10억달러(1조1000억원) 이상의 자산 규모를 갖춰야 하고,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해야 한다. 자산 형성 과정과 기부의 목적, 서약자의 평판까지 두루 확인한다. 기부 행위가 나눔 이상의 파급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기부자가 일종의 본보기가 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서약자의 비리·부패 등을 면피하는 수단이 되지 않도록 엄격한 자격 검증과정을 거친다.

김 전 의장은 아내와 함께 사회환원을 서약했다. 업계에서는 김 전 의장 부부가 5000억원 이상을 사회 환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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