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 인종 차별적인 태도에도 애플은 보란 듯이 다양성 추구에 불을 붙이고 있다.

애플의 ‘포용과 다양성(Inclusion & Diversity)’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히잡을 쓰고 있는 무슬림 여성이다. 애플이 추구하는 다양성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영상에서 첫 이미지로 무슬림 여성을 선택한 것이다.

무슬림 여성의 사진 위에는 “인류는 한 명이 아니라 복수의 사람이다. 세계가 돌아가는 가장 최고의 방법은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모두가 포함되는 것이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애플은 지난 9일(현지시각) 다양성 증진을 위한 자사의 노력을 보여주는 ‘포용성과 다양성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애플이 지난 5월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 데니스 영 스미스를 다양성및포용성부문부사장으로 임명한 후 최초로 발간한 보고서이자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보고서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지난 16년 7월부터 지난 7월까지 1년간 애플이 다양성 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를 보여준다.

미국 내 애플 직원은 백인 위주로 구성되어 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교해서는 2%포인트 줄어든 54%로 나타났다. 아시아계 직원과 히스패닉계 직원은 지난해보다 각각 2%포인트, 1%포인트씩 증가한 21%와 13%였다. 흑인 직원 비중은 지난해와 같은 9%로 집계됐다.

애플은 지난 16년 7월부터 지난 7월까지 미국 내에서 채용한 신입 사원 중 절반이 여성, 흑인, 히스패닉, 미국 원주민, 하와이 원주민, 기타 태평양 제도 출신자 등이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기술 분야에서 역사적으로 저평가되어 온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새로운 채용은 애플이 좀 더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신입 사원의 11%가 흑인이었으며 이는 현재 흑인 직원의 비중이 9%인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아직 할 일이 많아 보인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애플이 다른 기술 기업보다 흑인과 히스패닉계 직원의 비율이 높은 편이지만, 대부분 애플스토어 등 저임금의 소매업 종사자라고 지적했다. 애플 소매점에 근무하는 직원 중 히스패닉계는 18%, 흑인은 13%, 아시아계는 7%로 나타났다. 나머지 57%는 백인이다.

성비도 개선이 필요하다. 전 세계 애플의 직원 수는 약 13만 명이며, 이 중 남성의 비율은 68%로 여성보다 두 배가량 많다. 애플의 임원진 역시 백인과 남성 위주이다. 전 세계 애플 임원진의 71%는 남성이며, 이들 중 66%는 백인이다.

테크크런치는 이에 대해 “애플 주주 중 한 명인 토니 말도나도가 공개적으로 고위 경영진과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여 달라고 부탁했지만, 애플은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기존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라며 “애플의 거대한 직원 규모를 고려할 때 변화는 천천히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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