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가 최근 ‘퍼 프리(fure free)’ 선언을 했다. /출처: 패션픽스데일리(Fashion Fix Daily)

누구나 가짜보단 진짜를 원한다. ‘짝퉁’보단 진품을, 거짓말보단 진심 어린 말을 원하고, 심지어 음식점까지 ‘원조’를 찾는다. 그런데 진짜보다 더 주목받는 가짜가 있다. 바로 ‘인조모피’ 얘기다.

최근 세계적 패션 기업인 구찌가 ‘이 시대에 모피를 사용하는 건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모피 제품 생산과 판매 모두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고 패션 전문지 패션픽스데일리(Fashion Fix Daily)가 13일 보도했다.

구찌는 앞서 ‘모피 반대 연합(FFA·Fur Free Alliance)’에도 가입했다. FFA는 동물 모피 사용 중단 및 대안 모피에 관해 지속해서 홍보 활동을 해온 곳으로 40개 이상의 개별 동물 보호 단체로 구성된 국제단체다.

구찌의 모피 사용 중단 정책에는 밍크, 여우, 토끼, 너구리 등의 동물 모피가 포함된다. 다만 케링그룹의 기존 지침에 따라 양, 염소, 알파카 등 동물성 소재는 제외된다. 기존 동물 모피를 사용하던 제품은 인조 모피로 소재를 대체한다.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윤리적인 동물 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패션계의 모피 반대는 구찌가 처음이 아니다. 아르마니, 랄프로렌, 캘빈클라인, 타미힐피거, H&M 등 세계적인 패션 기업들이 이미 모피 생산을 중단하고 인조 모피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영국 인조모피 전문 브랜드 쉬림프 모피 코트. /쉬림프 제공

‘가짜’를 선택한 이유

그들은 왜 ‘진짜’를 버리고 ‘가짜’를 택한 것일까?

외면받던 인조 모피가 주목받은 것은 재작년부터다. 동물 애호가이며 채식주의자인 영국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가 지난 15년 ‘프리폴 컬렉션’에서 인조 모피로 만든 코트, 조끼, 모자 등을 선보였다. 비슷한 시기에 매카트니와 뜻을 같이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드리스 노튼, 소니아 리키엘, 케이트 스페이드 등이 ‘가짜’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더니 조르지오아르마니 역시 ‘앞으로 동물 모피 제품은 만들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패션계의 이러한 변화가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소비자와 사회의 윤리적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동물 보호 단체는 모피 생산 과정이 얼마나 잔인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꾸준히 고발해왔다. 이것이 동물 애호가와 채식주의자 등 동물 보호론자의 증가, 윤리적 소비 트렌드와 맞물리면서 ‘동물 보호’가 강력한 사회적 요구로 자리 잡은 것이다.

마케팅 측면의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주 소비층이 더욱 윤리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션 전문지 비즈니스 오브 패션은 “신세대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윤리적이고, 그들이 구찌 고객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적었다.

지난 13년에 등장한 영국의 인조 모피 전문 브랜드 쉬림프(shrimp)는 이런 바람을 타고 파리의 대표 백화점 ‘봉 마르셰’에서 완판을 기록하기도 했다.

‘푸시 버튼’의 인조 모피 코트. /푸시버튼 제공

국내 패션계에도 부는 모피 반대 바람

미약하지만 국내에서도 모피 반대 바람이 불고 있다. 국내에서는 푸시버튼 외에도 제인송, 길트프리(guilt free) 등이 동물 모피를 사용하지 않는 대표 브랜드다.

푸시버튼 박승건 디자이너는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큰 범위에서 모피는 절대 쓰지 않는다”라며 “그 외 가죽, 스웨이드 등의 소재는 식용으로 도축된 것만 쓰는 식으로 선택적으로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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