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이 마을을 원하지 않았다. 도로가 열악해 군청까지 차를 타고 한 시간 이상이 걸린다. 아마 농민들에게 차로 군청까지 얼마나 걸리냐는 중요치 않을 것이다. 대부분 주민은 차를 살 돈도 없기 때문이다. 농사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 젊은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해안 도시로 떠났고, 마을에 남은 것은 적막과 노인뿐이다. 이 마을은 중국 장쑤성 동펑마을이다.

그런데 2017년 동펑마을은 180도 변해 있다. 지난 2006년 한 청년이 조립식 가구를 온라인으로 팔기 시작한 것을 기점으로, 농사만 짓던 동펑마을에 목재 공장, 부품 업체, 포장 업체 등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 업체들은 모두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타오바오(淘寶·중국 최대 오픈마켓) 플랫폼을 이용한다. 동펑마을에서 400개가 넘는 가구 온라인 상점이 생겨났고, 마을은 매년 560억 원 가량의 수익을 창출한다. 동펑마을은 알리바바가 진행하는 타오바오촌(村) 프로젝트의 모범사례로 거듭났다.

알리바바는 타오바오를 통해 인터넷을 전혀 모르는 수억 명의 농민들을 새 고객으로 흡수하고 있다. 플랫폼을 통해 농촌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들의 소비, 교육, 생활, 문화를 개선한다.

2016년 기준 중국 농촌시장의 규모는 6475억 위안(약 109조 원)이다. 하지만 1인당 평균 연간 소득은 1만 위안(약 170만 원)에 그친다. 알리바바는 이 원인을 인터넷 보급에서 찾았다. 중국의 온라인 인구는 1억 9000만 명에 달한다. 한편 도농 간 인터넷 보급률은 2013년 기준 34%나 차이가 난다. 도시의 경우 60%에 육박하나, 농촌은 20%에 머물렀다. 인터넷 쇼핑 사용률 격차도 24% 이상이다.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2014년 ‘농촌 전자상거래 사업 전략’을 밝히며 ‘농촌 타오바오’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5년간 100억 위안(1조8000억 원)을 투입해 중국 전역의 현(縣)급 농촌에 천여 개의 타오바오 운영센터와 10만 개의 촌(村)급 운영 거점을 설치하는 계획이다.

농민들은 마을마다 들어 서는 타오바오 운영센터를 사랑방 삼아 인터넷을 배우고, 자연스레 타오바오 플랫폼을 접할 수 있다. 농기구 등을 인터넷 쇼핑으로 구매해 보기도 하고, 전기료나 수도료도 처음으로 온라인으로 내보기도 한다. 운영센터는 타오바오를 통해 거래되는 상품을 위한 물류센터 역할은 물론, 농산물을 도시로 내다 파는 사무실 역할도 한다.

2016년 기준 타오바오촌은 중국 전역 1311곳에 배치돼 있다.  / 출처: 알리리서치

운영센터를 거점으로 한 마을에 등록된 타오바오 온라인몰 수가 전체 가구 수의 10% 이상이 되고, 거래액이 1,000만 위안(약 16억6,000만 원)을 넘어서면 타오바오촌으로 지정된다. 이렇게 지정된 타오바오촌만 벌써 1,311곳이다. 이 1,311개의 타오바오촌에서 운영되는 온라인몰 수는 30만 개가 넘는다.

타오바오촌이 이뤄낸 효과는 단연 빛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농산물 인터넷 소매거래총액(GMV)은 전년 대비 46.3% 증가한 2,200억 위안에 달했다. 외지로 빠져나가는 인구는 1,200만 명 감소, 84만여 개의 일자리가 창출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지난해 말 농업부는 “원자재와 부품 집중화, 관련 서비스업 발전, 창업 급증 등으로 타오바오촌의 경제성장률이 주변 지역에 비해 평균 20%가량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타오바오촌에서는 이커머스(E-Commerce)를 기반으로 창업한 사업가들과 농민이 함께 협업한다. / 알리바바 유튜브 갈무리

타오바오촌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타오바오촌 자체가 하나의 창업 보육 센터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알리바바가 2014년 타오바오 계획을 발표한 지 3년째, 중국 농촌은 농민들이 직접 지역 내 특산품이나 가내수공업 제품 거래를 넘어서 다른 공산품이나 소비재를 구매하는 단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일부 타오바오촌 밀집 지역은 거대한 산업 클러스터로 변모하는 등, 중국 내수시장의 무한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알리바바 측은 “타오바오촌의 성공은 자사 플랫폼을 CSR에 활용하였을 때 극대화된 효과가 발현되는 것에 대한 당연한 결과”라며 “도시에서 충분히 소비한 상품은 인터넷을 통해 농촌으로 보내고, 농촌 산품을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도시로 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알리바바의 목표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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