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사옥. /국민연금 제공

국민연금공단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 최도자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ESG 평가 결과’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SK케미칼이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AA를 받았다.

아이러니한 점은 이 두 기업이 굵직한 문제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역대 최고급 파이이 일었던 ‘최순실 게이트’에 연관되었었다. SK케미칼도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인한 파장이 있었다. 이러한 굵직한 이슈를 만들었는데 ESG 등급에서 최고 등급을 받았다는 건 고개가 갸우뚱하게 만든다.

국민연금은 법적으로 투자 시 ESG를 고려하여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국민연금법의 책임 투자 관련 조항(102조 4항)을 보면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 기업과 관련된 ESG 등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이러한 법적 근거를 따르지 않아 문제가 붉어진 적이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상당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하면서 합병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졌다. 주주 가치는 생각하지 않고, 지배 구조 면에서 문제가 있음에도 속전속결로 판단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문형표 전 국민연금 이사장은 지난 6월 2년 6개월이라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문 전 이사장의 국민연금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불법성이 무겁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도 국민연금은 삼성물산에 AA등급을 매겼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인 2016년 국민연금은 ESG 평가에 제품 안전이라는 항목을 추가했다. 그리고 SK케미칼이 받은 점수는 97.05점이었다. 함께 논란이 됐던 롯데쇼핑은 제품 안전 평가에서 제외됐다. 올해 이들이 받은 등급은 SK케미칼 ‘AA’, 롯데쇼핑 ‘A’였다.

국민연금의 기업 ESG 평가 체계를 보면 삼성물산은 청정 생산, 공정 경쟁 평가에서 제외된다. SK케미칼과 롯데쇼핑 등 가습기 살균제 기업은 공정 경쟁에서 제외된다. 더불어 롯데쇼핑은 기후 변화, 청정 생산, 산업 안전에서도 제외된다.

최 의원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기업에 사회적 책임 평가인 ESG 평가 최고 등급을 주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며 “산업 분류와 평가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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