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수 문학평론가] 우리 학과와 인연이 있는 한분으로부터 “코스리에서 우수교육 사례 발표회를 하는데 도움이 될테니 학생들과 함께 견학을 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여행사와 출발시간을 협의하다보니 러시 아워가 겹쳐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평상시의 두 배로 예상되었다. 6시 30분에 청주에서 출발을 해야 하는데 “시내버스 첫차가 6시 50분에야 있다.”는 학생들이 많아 출발지를 학교에서 청주 시내로 바꾸었다. 택시를 탈 수밖에 없는 학생들의 택시비 부담을 1/3로 줄이기 위한 것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스케줄을 잡고, 당일 아직도 잠을 자고 있는 많은 학생들을 전쟁터의 전사자처럼 남겨두고, 출발하기로 한 시간보다 30분이나 늦은 7시에야 출발을 하였다.

나는 1호차 맨 앞좌석에 타고 있었다. 출발이 늦은 터라 초조한 마음으로 차창밖을 보고 있었다. 시속 60km정도로 운행하고 있을 때, 승용차 한 대가 우측 2차선에서 우리가 달리고 있는 1차선으로 끼어들고 있었다. 순식간에 접촉사고가 났고, 부딪치는 순간에 버스기사가 급정거를 해서 한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사고 전부터 보고 있던 내 관점에서 이번 사고는 승용차가 명백히 잘못했지만, 버스 기사가 브레이크만 밟았어도 접촉사고는 피할 수 있었다. 나도 기사도 그 차가 끼어드는 것을 보았지만 기사는 웬일인지 속도를 조금도 늦추지 않았다. 끼어드는 차를 보고 계속 달리는 기사에게서 나는 사회에 대한 적개심과 증오를 느낄 수 있었다. 카타르시스를 위해 옆에 있는 것들은 무엇이든지 파괴하고 싶다.’는 마음이 읽어졌다. ‘에라 한번 부딪혀보자.’ 이 상황을 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다. 2호차를 먼저 보내고 우리는 또 보험회사와 연락하는 등 10분을 지체하였다. 사회에 대한 불만을 가진 사람이 내가 탄 버스기사밖에 없을까? 이 사람들을 어떻게 하지? 생각할수록 우울해졌다.

행사에 참여하자 나의 우울함이 차츰 해결책을 찾아 가고 있었다. 1부 사회자가 ‘나눔보다 큰 지혜는 없다.’는 명제로 경주의 최부자가 300년 동안 부자로 살 수 있었던 것은 집 앞에 누구나 곡식을 가져갈 수 있도록 나누어줌으로써 백리 이내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한 공덕을 쌓았기 때문이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나눔이 많았기에 역설적으로 더 많이 가질 수 있었던 것이다. 버스 기사는 경쟁사회에서 많은 패배를 했을 것이다. 그럴 때 따스한 정이라도 느낄 수 있도록, 최부자 같은 사람을 한 번이라도 만났으면, 사회에 대한 증오보다는 감사함을 느꼈을 것이고, 접촉사고는 나지도 않고, 우리 학생 한 명도 다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은 강사의 “아프리카 청년, 바나바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그동안 ‘아프리카는 경제적으로도 후진적이지만, 정신적으로도 우리가 배울 것은 별로 없다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 아프리카의 상징같은 나라가 케냐였다. 그 나라에서 김성은씨가 일주일을 굶은 바나바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했을 때 밥보다 “운전을 배우고 싶다.”고 말을 한 바나바의 지혜. 그리고 동네에서 제일 가난했던 그가 운전을 하면서 탔던 첫 월급부터 그 동네에서 가난하기 때문에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아이에게 학비를 대주기 시작했다는 것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여유가 있을 때마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학비를 대주었고, 이제 마을에서 존경받는 사람 ‘움쿠바’로 불리게 되었다는 바나바의 자부심은 ‘우분투 정신-상대가 불행한데 내가 어찌 행복할 수 있겠느냐?’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나는 코스리 행사에서 이 바나바의 ‘우분투’정신보다 그러한 마음을 꽃피우게 한 김성은 강사의 마음에 더욱 감동을 하였다. 바나바의 우분투 정신은 진흙 속의 진주였다. 이것을 닦아서 빛을 내게 한 것은 김성은 강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바나바에게 운전을 가르쳐주지 않았다면 결과가 어떻게 되었을까?

사실 돌아보면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바나바와 같은 숨겨진 진주들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경우가 우리 주위에 많이 있다. 숨겨진 진주가 은인을 만나 빛을 발하는 산 증인들이 아현산업정보고 실용음악과 학생들이었을 것이다. 대입중심의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음지에 있었을 고등학생들의 공연은 그 자체로도 멋있었지만, 뒤에 방승호 교장선생님의 음악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담겨 숭고함을 발산하고 있었다.

한국의 사회적 책임 연구소 KOSRI의 열 여덟분 한 분 한 분이 모두 김성은 강사나 방승호 교장선생님 같은 분이라고 생각하니 듬직하다. KOSRI가 바나바 같은 젊은이들을 찾아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씨를 뿌려서 서로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게 할 것이다. 아침에 접촉사고에서 비롯된 우울함이 눈녹듯이 사라졌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학생들의 소감을 들으니 사회복지사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다. 이러한 계기를 만들어준 KOSRI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이제 학생들과 함께 바나바 같은 아이들을 찾아 KOSRI와 만나게 하는 다리가 되어야겠다.

임관수 문학평론가 약력
– 충청대 사회복지학과 학과장
– 세종문학회 회장
– 문학평론가
– 충남대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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