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1일 취임식 인터뷰에서 기업 공시 항목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관련 활동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대기업을 시작으로 상장기업 전체로 비재무적 정보 공시 의무화를 추진하겠다”라고 공약했다. 문 대통령의 CSR 촉진 공약에 발맞춰 최근 최 원장은 물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 문재인정부 주요 인사가 CSR, 사회책임투자(SRI) 강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23일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해 현재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는 자본시장법 개정안(기업의 환경, 사회 책임, 지배 구조 정보 공시 내용이 담겨 있다)의 본회의 통과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앞서 홍일표 자유한국당 의원,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 한 내용이 병합되어 국회 정무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병합 과정에서 비재무적 정보(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공시 의무화에서 자율화로 변경되었고, 자율화 내용에 대한 구체적 열거는 빠진 상태에서 통과되었다.

기존 공시 의무화 내용은 홍일표 의원안에는 ① 금융․조세․환경․인권 관련 법령 위반에 따른 제재현황, ② 내부신고제도 등 뇌물 및 부패 근절을 위한 제도와 실행에 관한 사항, ③ 환경관련 계획 수립 및 규제준수 비용 등에 관한 사항 등 6가지 사항 공시 의무화 내용 등이 담겨있었고 이언주의원안에는 ① 임금,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 ② 단체협약 체결 현황 등 노사관계에 관한 사항, ③ 임원 중 여성 비율 등 임․직원에 관한 사항 등 10가지 사항을 공시 의무화 내용이 담겨있었다.

당시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상 기업공시는 투자 판단을 위한 목적이 주가 되므로 비재무적 정보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공시의무 확대가 기업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의무화에 반대했다. 그 당시 정무위원회에서는 결국 공시 자율화로 통과시켰다. 그 자리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에 힘쓴 여러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현했다. 기업들이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결과가 돼 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신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스튜어드십 코드 기관 참여 막는 장애물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계 주요 인사가 기업의 비재무정보 공시에 힘을 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의 장애물은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 부족이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본 뜻대로 주주 이익을 훼손하는 부분이 발견되어 기관투자가 등이 합당한 목소리를 내려면 기업의 비재무적 정보가 필요하다.

국제적 흐름 역시 비재무적 정보 공시로 흘러가고 있다. 유럽은 이미 500인 이상 상장기업의 비재무적 정보 공시를 의무화 했다. 2018년 초부터 그 보고서들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유럽이 이처럼 비재무적 정보 공시를 의무화 한 것은 투자자가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실제 비재무적 정보와 재무 정보를 모두 고려해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 시장은 2016년 기준 22.9조 달러로 지난 2년간 25% 성장했다. 미국은 지난 2년 32.7% 성장했다. 가까운 나라 일본은 지난 2016년 세계 최대 규모의 일본 공무원 연금(GPIF)이 사회책임투자를 선언했다. 일정 규모의 국가 중 유일하게 한국만 2014년 7조 3천억원에서 2016년 6조 9천억원으로 사회책임투자 시장이 축소했다.

박경서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 위원장은 국내 SRI 시장 축소 원인 중 하나로 기업의 ESG에 대한 관련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지목했다. 지금까지의 국내외 흐름을 감안할 때 앞으로 기업의 윤리, 인권, 환경, 부패 등 광범위한 비재무적 정보에 대한 공시 자율화에서 의무화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비재무적 정보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자발적으로 공시하는 한국의 기업은 2016년 공기업 포함 111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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