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명옥 기자.

[임명옥 기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하는 왼손잡이도 있고, 왼손과 오른손 모두 훌륭하게 해내는 양손잡이도 있다. 왼손과 오른손의 역할은 점차 구분이 없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어릴 적 외화를 본 기억으로 왼손으로 글씨를 쓰는 이들을 종종 봤다. 익숙하지 않은 그네들의 모습에 중학 시절에는 수업 시간에도 왼손으로 필기를 하려 애쓴 적이 있다. 요즘은 왼손으로 글을 쓰는 것쯤은 어색하지도 특별난 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렸다. 보는 대로 배운다고 난 왼손으로 연필을 잘 깎는다. 왼손에 사무용 칼을 쥐고 손쉽게 연필을 자연스럽게 깎지만 오른손으로는 아예 못한다. 배워서라기보다 손에 익숙한 대로 이끌려 그랬을 것이다. 몇 가지는 왼손으로 하는 게 오히려 쉽다. 쌀을 씻는다든지, 물건을 건네받을 때도 왼손을 먼저 내민다. 문을 열 때도 왼손이 먼저다. 밥을 먹을 때는 오른손으로 숟가락과 젓가락질을 해야 한다는 밥상머리 교육의 효과로 오른손으로 한다. 가끔은 지금까지의 역할을 바꾸어 도마 위의 음식을 왼손으로 자르기도 했고, 왼손으로 양치질을 해보기도 했다. 양손이 있기에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보려는 변덕까지 부릴 수 있으니 감사하다.

대부분의 사람은 오른손이 우선이 되었다. 꼭 그렇게 해야 할 기준도 아닌데 일반적으로 오른손의 역할이 우선순위가 되었다.

피아니스트는 양손의 악보가 다른데도 조화롭게 연주하여 음악이 된다. 특히 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의 양손은 서로 다른 역할로 멋진 음의 조화를 이룬다. 가끔은 왼손에 당부한다. 오른손처럼 노련하여지라고. 오른손아 당분간 쉬어보라고. 양쪽으로 균형 있게 위치한 손은 할 일이 많다. 걸어 다닐 때도 양손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휘저으며 균형을 잡아준다. 이 또한 감사하다.

우리 동네에는 오른쪽 팔과 다리가 불편한 아저씨가 있다. 그는 만물상처럼 때수건이며 크린백, 비닐장갑, 모기향과 같은 생필품을 늘어놓고 판다. 광장 한복판 한겨울의 바람에도 꿋꿋하게 자리를 지킨다. 왼손으로 물건도 건네고 거스름돈도 챙겨준다. 그곳 광장을 지날 때면 내가 필요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서 한 번씩 사기도 한다.

특히 때수건을 잘 사는데 필자가 다가가면 그는 “이천 원입니다”, 값을 치르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해맑은 대답을 보내 필자를 흐뭇하게 한다.

아저씨는 오른손의 불편함을 마다하지 않고 왼손으로 모든 것을 해낸다. 한결같게 자리를 지키는 아저씨의 성실함을 아는지 커다란 돼지저금통이 함빡 웃고 있다.

한손만으로, 양손 모두 없어도 제 역할을 훌륭히 해내는 이들에게 손뼉 쳐주고 싶다.

두 손을 마주쳐야 소리가 나고, 두 손을 모아야 겸손이 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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