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사옥. /국민연금 제공

새 정부 출범 이후 사회책임투자(SR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RI는 기업의 재무적인 정보만 보지 않고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비재무적인 정보도 함께 고려하여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투자가 적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활발한 투자 방법이다.

SRI가 증가하게 되면, 기업으로서는 ESG 정보를 공시할 수밖에 없다. 공개하지 않으면, 투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를 못 받으면 기업으로서는 지속적인 경영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러한 맥락이 SRI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얽히는 점이다.

ESG를 강조하는 투자자가 늘어날수록 기업은 CSR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경영에서 환경을 생각해야 하고, 지배 구조도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한다. 또한, 한국 대기업의 특색으로 자리 잡은 ‘오너 리스크’도 잘 관리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 이후, 공공 기관에 요구하는 사회책임(SR)이 증가하고 있다.

블라인드 채용, 지역인재할당제, 사회적 가치 평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이사제 도입과 감사 독립성 강화’ 등 논란이 되고 문제가 있는 것을 바로잡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 중에 눈에 띄는 건, ‘국민연금의 개혁’ 부분이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국민연금의 SRI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등을 약속했다.

지난달 19일 발표한 ‘문재인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여기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주주 의결권 강화, SRI 활성화, 거버넌스 체계 혁신, 투명성 제고,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의 활성화, 기금 투자 운용 의사 결정 과정과 투자 내용 공시 강화 명시 등이 들어 있다.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위해 고려대산하협력단을 연구 용역 사업자로 선정했다.

여기서 주목해 볼 건 ‘국민연금이 SRI를 활성화할 것이냐’이다. 국내 연기금 중 가장 큰 돈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SRI 활성화가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법의 책임투자 관련 조항(102조 4항)을 보면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 증대를 위해 투자 기업과 관련된 환경·사회·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9월 가습기 살균제 사태 발발 이후 국민연금은 이마트, GS리테일, SK케미칼, 롯데쇼핑, AK홀딩스에 대한 주식 투자 비중을 줄였었다.

당시 국민연금 측은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기업은 시장에서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할 수밖에 없고 이는 매출 감소에 따른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국민연금으로서는 SRI도 고려하고 주식 투자 손실을 사전에 막기 위해 주식 비중 축소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의 구형을 선고했다.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 수수 혐의를 포함한 결과였다. 오는 25일 최종 판결이 난다.

앞서 국민연금의 설명대로라면 국민연금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 법적으로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이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삼성전자를 쉽게 포기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5.64%였다. 이중 삼성전자를 통해 6조5,000억 원의 수익을 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을 보면 올해도 이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익률만 따지면 포기하기 어렵다.

당장 커다란 수익률에 중점을 둘 것인가?, 대규모 기관 투자자로서 SR을 강조할 것인가? 이 부분이 국민연금이 고민해야 할 하나의 포인트이다. 또한, 이 결과가 기업들이 CSR 중요성과 오너 리스크의 위험성을 느끼는 하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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