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표준화기구(ISO)가 조달에 관련된 기준을 처음 제시했다. /ISO 제공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지난 4월 21일 ‘지속가능한 조달'(Sustainable Procurement)에 관한 국제표준인 ‘ISO 20400: 2017’을 발표했다.

조달 분야에서 세계 최초로 마련된 국제표준으로 2010년 공표한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표준 ‘ISO 26000: 2012’의 세부 내용 중 ‘가치사슬에서의 사회적 책임 촉진’ 부분을 보완한 것이다.

‘ISO 20400: 2017’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조달이란 “상품의 라이프 사이클 전체에 걸쳐 긍정적인 환경적·사회적·경제적 임팩트가 가능하고 악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는 구매”를 의미한다.

조달, 또는 구매는 조직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든 기관과 회사의 운영과 유지에 필수적인 사항으로, 해당 조직이 속한 지역사회를 넘어 경제적·사회적·환경적으로 광범위한 파급력을 갖는다. 특히 판매자를 결정하는 것은 특정 판매처로부터 무엇을 얼마나 구매하는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급업체 노동자의 근로조건에서부터 환경문제와 지역사회 발전 등 다양한 이슈와 연결된다.

경제적 규모 면에서도 영향이 적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이 조달에 지출하는 비용은 공공부문에 한정해 보아도 정부 지출의 약 29%, 국내총생산(GDP)의 약 12%를 차지한다. 따라서 개별 조직이 그들의 구매 관련 정책과 공급자의 사업 수행에서 파생되는 사회적 영향을 인지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SR)’ 차원에서 주요한 이슈일 뿐만 아니라 조직의 지속가능한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조직과 연관된 공급사슬 전체가 어떤 과정으로 실행되는지를 모르고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재무적·사회적으로 적잖은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

‘ISO 20400: 2017’은 실용 안내서로, 책임있는 구매의 구성요소와 정책, 전략을 다루고 있어 조달에 관한 의사결정과 구매과정에 관한 조직의 정책을 검토하는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공공기관에서 사회적기업 제품의 우선적 구매를 통한 사회책임조달이 일부 이루어지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도 조례 등을 통해 제도가 마련된 곳이 있다. 그러나 기업에서는 주로 공정거래 이슈가 매우 큰 고려사항인 반면, 구매계약에서의 사회책임에 관한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이번 안내서는 ‘ISO 20400: 2017’은 객관적인 인증 기준으로 제시된 것은 아니며 일종의 권고문에 해당한다. 따라서 개별 조직이 이 표준을 수용할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조직의 자발적 관심에 따른다. 하지만 SR 활동을 펼치는 기업 등 다양한 조직에서 기존 조달 정책과 전략을 이번 안내서에 비추어 검토하고 조정할 필요가 충분하다.

아쉽게도 현재 공식적인 한국어 번역본은 나와 있지 않으며, 영문 버전을 ISO 웹사이트나 한국표준협회(KSA) 웹사이트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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