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국내 사회책임투자(SRI)는 잘 돼가고 있을까?

SRI는 투자 시 기업의 재무적인 것과 비재무적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함께 고려하여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06년 국민연금공단이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공무원연금관리공단과 사학연금관리공단이 2009년에 도입했다. 이후 2013년 우정사업본부가 기금 일부를 책임투자에 사용하고 있다.

13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연기금 중 SRI를 집행한 기관은 국민연금공단, 사학연금관리공단, 공무원연금공단 세 곳이었다.

투자 규모를 살펴보면 2016년 국민연금공단이 6조4,000억 원이었는데, 2007년 4,134억 원보다 14.4배 성장한 수치다. 사학연금관리공단도 2,124억 원을 투자해 2015년 935억 원보다 약 78% 성장했다.

SRI가 처음 도입된 당시보다는 규모 면에서 성장을 했지만, 문제도 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주요 3개의 연기금의 SRI 규모는 7조1,000억 원이었다. 이 중 96.8%를 국민연금공단이 차지했다. 사학연금관리공단과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각 1.7%와 1.5%에 불과했다.

또한, 전체 투자 중 SRI의 비중도 미미했다. 국민연금공단이 지난해 말 투자한 SRI 규모는 6조3,700억 원이었지만, 이는 전체 운용 기금의 1.14%에 불과했다. 또 사학연금관리공단과 공무원연금관리공단도 각각 1.53%(지난해 말), 0.69%(2015년 말)에 불과했다.

반면, 세계적으로 SRI에 대한 관심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가 발표한 ‘2016 세계지속가능투자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전 세계 SRI 규모는 22조9,000억 달러(약 2경6,048조7,500억 원)였다. 이는 2014년 대비 4조6,000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또한, 총 운용 자산 대비 SRI 비중은 26.3%로 높았다. 세부적으로는 유럽연합(EU) 12조 달러, 미국 8조7,000억 달러, 캐나다 1조1,000억 달러 순이었다.

아시아 지역의 SRI 자산 규모는 5,260억 달러였다. 이는 2014년 대비 4,740억 달러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큰 폭의 증가에는 일본의 SRI 자산 규모의 증가가 컸다고 분석한다. 일본의 SRI 규모는 2014년 70억 달러였지만, 2016년 4,740억 달러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아시아 지역에서도 일본이 SRI 규모의 90%를 차지한다.

SRI 확대를 위해서는 국민연금공단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아직 걸림돌은 많다. 연기금 종사자의 SRI 인식도 부족하고,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를 파악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수도 적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 따르면 공적 연기금 직무자 중 SRI에 대해 아는 사람은 16%에 불과했다. 또한, SRI 방법을 안다고 답한 비율은 11%였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전체 상장 기업 중 81개 만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는 전체 상장 기업의 4%에 불과하다. 보고서 발간에서도 대기업이 70개, 중견·중소기업이 11개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공적 연기금의 SRI 활성화와 경제 민주화 포럼’에서 국민연금 내 사회책임투자위원회 구성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기업의 ESG 정보 공시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었다. 공약의 이행을 위해서라도 SRI에 대한 인식의 제고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연기금의 SRI가 활성화되면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사태, 삼성의 제일모직 합병 논란과 같은 부정적 이슈들을 예방할 수 있다. 새 정부의 SRI에 관한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박신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SRI 인식 확대와 기업의 ESG 공시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새 정부 출범 후 공적 연기금의 SRI를 강조하고 ESG 고려와 공시 의무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국내 SRI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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