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를 사지 못하는 저소득층 소녀들이 깔창이나 휴지 등을 생리대로 쓰는 사연이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이 가슴 아파했던 게 지난해의 일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셜벤처 대표가 있다. 바로 이지앤모어 안지혜 대표다.

이지앤모어는 어떤 누구도 월경으로 인해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새로운 월경문화를 시작하기 위해 안 대표가 시작한 소셜벤처이다. EASE(편리함· 용이함)와 MORE(그 이상, 더 많은) 두 단어가 만나 탄생하게 된 이지앤모어는 여성들의 편안한 월경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와 여성들이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어려운 여성들을 돕고 그 이상의 가치를 얻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저소득층 여성들의 여성용품을 지원하는 소셜벤처기업 이지앤모어 안 대표를 만나보았다.

이지앤모어 안지혜 대표가 제품을 들고 있다. /이지앤모어 제공

“왜 매달 쓰는 생리대를 배달해주는 서비스는 없나”

– 어떤 계기로 사업을 시작했나?

“처음 이지앤모어 모델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남편의 말 한마디였다. 나는 결혼해서도 바쁜 직장 생활로 급하게 집 앞 마트나 편의점에서 생리대를 구매하기 일쑤였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남편이 알아서 생리대를 배달해주는 서비스는 없냐고 물어보았고 그 길로 바로 생리대 정기배송 서비스에 관심을 두고 준비를 하게 되었다.”

– 생리대로 봉사한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나?

“창업한다는 것이 겁이 나기도 했지만 매월 나처럼 급하게 구매해서 인터넷보다 2~3배 비싸게 사야 하는 여성들을 위해선 꼭 필요한 서비스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생리대에 대해서 여러 가지 조사했는데 그때 생리대 자체를 구매하지 못하는 불우한 여성, 특히 여학생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덕분에 여학생들을 도와줄 수 있는 모델을 기획하고 준비하게 되었다.”

이지앤모어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생리대를 포장하고 있다. 이지앤모어 제공

“지속적인 수익이 있어야 기부도 지속 가능”

-초기 채택했던 봉사 방법을 바꿨다는데….

“처음 이지앤모어를 시작했을 때에는 모어박스 구매 시 한 박스 기부 혹은 한 팩 기부라는 타이틀로 시작되었다. 그러다 보니 가격 측면의 메리트를 갖지 못하게 되었고, 매출이 급하락했다. 매출이 하락한다면 더는 여학생들에게 생리대를 지원해줄 수도 없겠다 싶어 방향을 바꾸어 모어박스나 단품 구매 시 포인트로 적립되어 아이들에게 지원을 해주는 방식으로 바꿨다.”

“국내 첫 월경컵 허가를 위한 블랭크컵 프로젝트 진행 중”

– 신제품을 만든다고 하는데 어떤 개념인가?

“국내에서 처음 월경컵을 만들기 위한 블랭크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성용품에 대해 공부하고 해외 제품들을 알아보면서 월경컵이 국내에서는 지금 막 알려진 상품이지만 해외에서는 70여 년 전 개발되고 이미 30여 개가 넘는 브랜드들이 판매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되면서 관심을 두게 되었다. 이후 많은 브랜드를 직접 사용해보았고 일회용 패드의 단점(찝찝함, 냄새 등)이 모두 사라지고 위험성(독성쇼크증후군)이 낮아진 월경컵을 국내에 알려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좋은 월경컵이 왜 국내엔 보급되지 않았나?

“월경컵은 의약외품으로 지정되어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과 국내에서는 아직 허가를 받은 제품이 없으므로 처음 런칭할 때 안정성 실험을 위해 많은 돈을 지급해야 하는 사실, 해외 브랜드의 제품들은 해외 사용자들의 기준에 맞춰져 있어 한국 여성들이 사용할 때 크기에 대한 불편함이 있다는 점 등이 문제였다.”

-월경컵 홍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월경컵 보급의 장애 요인을 가장 빠르게 해결해 줄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을 하다가 ‘월경컵 수다회’를 시작했다. 해외 20여 개의 브랜드의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사용자와 비사용자 간의 이야기를 통해 월경컵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오프라인 모임이다. 이 모임을 통해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월경컵에 대한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쉬운 사용’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과 관계없이 프로젝트 계속할 것”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펀딩도 추진한다는데….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다면 5월 중순까지는 허가를 위한 시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독성 실험을 시작으로 안전성 검사, 임상시험 등 식약처에서 제시한 실험들이 내년 초에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내년 6월쯤 국내 첫 월경컵이 출시될 것이다. 그러나 크라우드 펀딩의 성공과 관계없이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도 여성의 건강한 월경을 위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고, 동시에 월경으로 인해 고통받는 여성들이 없도록 더 많은 여학생들에게 기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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